수십 년간 절친이었던 두 여성…DNA 검사로 친자매 사이 밝혀져

사진 출처, Reuters
- 기자, 기타 판데이
- 기자, 인도 여성 문제 에디터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4 분
두 사람의 사연은 마치 발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인도에서 태어나 서로 다른 가정에 입양된 뒤 네덜란드의 인접 지역에서 자란 두 여성이 40대가 돼 자신들이 친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1980년대 초 태어난 미나 헬팅크와 미날 테이선은 생후 몇 달 만에 인도 서부 뭄바이의 서로 다른 보육원에서 각각 네덜란드 가정으로 입양됐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0대 초반이었다. 양부모들이 이용한 입양기관이 마련한 행사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의 외모와 행동이 놀라울 만큼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43세인 미나는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입양된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울리고 친해지면서 저녁을 먹는 행사였어요."
함께 있던 친구들도 두 사람의 닮은 모습을 곧바로 알아챘다.
"친구들이 '둘이 거울을 한번 봐'라고 했어요. 저도 '세상에, 코가 나와 똑같잖아. 웃음소리도 같아'라고 했죠. 저녁을 먹는 내내 미날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어요."
미나는 네덜란드 자택에서 진행한 BBC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두 소녀는 이튿날 전화번호와 주소를 교환하고 계속 연락하기로 약속했다.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이 혈연관계라고 볼 만한 단서는 없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강한 유대감을 느낀 두 사람은 이후 수년 동안 편지를 주고받았다.
미나는 두 사람이 편지에서 서로를 자주 '자매(Sis)'라고 불렀다며 "실제로 자매처럼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편지를 통해 학교생활과 친구, 이성 교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어울려 놀고 춤추던 일은 물론 각자 즐기는 운동과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두 사람 모두 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스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발견했다.
그러나 약 15년 전 두 사람의 연락은 끊겼다. 미날은 프랑스로 이주했고, 첫아이를 낳은 미나 역시 육아로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사진 출처, Meena Geltink
2017년 미나는 인도 출신 입양인 모임에서 DNA 검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일치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고, 올해 초에는 휴대전화 저장 공간이 부족해 관련 앱도 삭제했다.
그러던 지난 5월 20일, 미날에게서 페이스북 메시지가 도착했다.
"'나 기억해?'라고 묻더군요."
미날은 지난 4월 양부모를 만나러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 DNA 검사를 받았다며 결과 화면을 캡처해 보냈다.
미나는 곧바로 앱을 다시 설치했다. 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비밀번호를 열 번이나 잘못 입력한 뒤에야 로그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는 명확했다. 두 사람은 친부모가 모두 같은 친자매였다.
미나는 "마치 아드레날린 주사를 맞은 것 같았고 눈물이 났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미날은 제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잃어버린 퍼즐 한 조각이었어요. 우리는 이미 서로를 자매라고 불러왔죠. DNA 검사 결과는 우리의 직감이 옳았다는 사실을 확인해줬어요."
두 사람은 지난 8월, 친자매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처음으로 다시 만났다.
세 아이의 어머니가 된 미나는 "정말 놀라운 순간이었다"며 "집으로 돌아온 듯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미날과 저는 오랫동안 가슴 한구석이 텅 빈 것 같은 느낌으로 살아왔어요. 이제야 비로소 온전해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요."
로이터통신은 두 사람의 감격적인 재회를 전하며 만남 내내 눈물과 포옹, 웃음이 이어졌고 두 사람이 처음으로 함께 셀카를 찍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배우자와 두 아들과 함께 사는 미날(44)은 지난 4월 DNA 검사 결과를 받았을 때만 해도 일치자로 나온 여성이 30년 전 만났던 그 소녀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미나의 사진을 찾아본 뒤에야 그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미나, 자매.' 믿을 수 없었어요. 우리는 자매라는 사실을 알기 전부터 친구였던 거예요."
미날은 "우리는 줄곧 자매였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Reuters
미나와 미날은 각각 다른 보육원에서 서로 다른 네덜란드인 부부에게 입양됐다.
미나는 네덜란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사립학교 교사로 일하던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고 말했다. 양부모는 학교에서 미나를 직접 가르치기도 했다.
그는 양부모에 대해 "사랑이 많고 믿음을 주는 분들이었다"고 회상했다.
양아버지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났지만 양어머니는 지금도 같은 마을에 살고 있다. 미나는 "어머니와 매일 통화한다"며 "여전히 내게 가장 안전한 안식처"라고 말했다.
2003년, 당시 19세였던 미나는 자신의 출생 기록을 확인하기 위해 양부모, 그리고 인도 고아주에서 입양된 남동생과 함께 뭄바이의 보육원을 찾았다.
이들은 2주 동안 관련 기록을 살펴보며 미나의 친부모에 관한 단서를 찾으려 했다.
미나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아는 것이 중요했다"면서도 "보육원은 친부모에 관한 어떤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Meena Geltink
지난 5월 다시 연락이 닿은 뒤 미나와 미날은 이틀에 한 번꼴로 통화하고 있다. 서로의 배우자와 자녀는 물론 형제와 부모도 만났다.
미나는 "주변 사람들은 우리가 서로의 말을 이어서 끝맺거나 머리를 움직이고 걷는 모습까지 닮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친자매라는 사실은 여전히 실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한다.
"가끔 두 시간씩 통화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라요. 그러다 갑자기 장을 보거나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려와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하죠."
두 자매가 꼭 함께 해보고 싶은 일도 있다.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미나는 "언젠가 미날과 함께 인도로 가서 뭄바이 거리를 같이 걷고 싶다"고 말했다.
연락이 끊겼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도 남아 있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나 사랑 때문에 아파했을 때처럼, 우리 둘 다 무척 외로웠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미나는 "그때 서로의 곁에 있어 주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기쁨을 함께 나누고 힘든 시기에는 서로 도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