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1인당 5000달러씩' 지급한다는 트럼프, 가능할까?

동영상 설명,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승리 시 미국의 모든 성인들에게 1인당 5000달러씩을 지급하겠다고 말했
    • 기자, 알렉스 보이드
    • 기자, BBC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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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모든 미국 성인에게 5,000달러(약 67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법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열린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에서 내놓은 이같은 발언에 지지자들은 열렬히 환영했으나, 민주당은 이를 "공수표"라며 지적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금은 반드시 미국 내에서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으나, 이를 어떻게 감독할지 또한 불분명하다.

이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관세 수입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부유층에는 지급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합법적인가?

미국 연방법에 따르면, 누군가의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자 금전을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텍사스 전당대회에서 내놓은 이 제안은 감세 약속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되면 합법적이다.

사우샘프턴 대학교 법학 교수인 조안 마호니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제안이 합법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인들은 "보통 이렇게 노골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공화당에 투표하면 돈을 드릴게요'는 식의 뇌물처럼 들린다. 이는 명백히 불법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뇌물은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 합법적일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 당이 승리하면 세금을 낮춰드리겠습니다'는 식의 선거 공약입니다. 모든 정당이 하는 식이죠 … 그리고 그건 분명히 완전히 합법적입니다."

하지만 영국 싱크탱크 '채텀 하우스'의 미국 및 북미 프로그램 책임자인 로렐 랩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제안은 선거 기간 후보자들이 보통 하는 약속과는 "매우 다르며, 매우 거래적인 약속"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동영상 설명, 사라 스미스 BBC 북미 에디터가 트럼프의 약속은 과연 유효한지 살펴봤다

예상 비용은?

합법성 문제 외에도, 일각에서는 이란 전쟁의 여파로 미국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재정적으로 실현 가능한 제안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성인 인구는 약 2억7000만 명으로,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할 경우 정부는 약 1조3000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의회가 지출을 승인하는데, 대통령은 해당 지급 건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요청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이처럼 막대한 금액을 승인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워싱턴 DC 소재 '택스 파운데이션'의 수석 경제학자인 에리카 요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의회가 어떤 제안이라도 승인한다면 "매우 놀랄 소식"이라고 했다.

"이는 1조3000억 달러를 쓰는 최악의 방법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요크는 "(미국은) 적자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매우 지속 불가능한 궤도에 올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

사진 출처, EPA

관세 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연설 이후, 밴스 부통령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거둔 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관세 수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5000달러 지급에 필요한 재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의 싱크탱크 '양당 정책 센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2025년 초부터 관세 및 소비세 수입으로 거둔 금액은 약 4750억달러다.

하지만 올해 초 대법원이 여러 관세 조치를 무효화면서 이중 1000억 달러 이상이 환급됐다.

한편 실현 가능성을 묻는 말에 백악관은 BBC에 성명을 통해 "비관론자들과 반대론자들은 줄곧 트럼프 대통령을 의심해 왔다"고 답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국민의 지속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이같이 제안한 이유는?

공화당 전략가 출신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로버트 모란은 트럼프의 이번 제안에 대해 이제 2달도 채 남지 않은 선거라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모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공약"이라며 "그 자금이 어디서 나올지는 확실치 않지만, 지금은 바로 선거철"이라고 했다.

채텀 하우스의 랩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2년을 맞이하면서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자 단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 본인 모두 여론조사에서 결과가 좋지 않기에 이제는 돈이라는 수단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사례는?

트럼프는 과거 관세 수입으로 충당해 2000달러씩 지급을 제안한 적이 있지만, 실제로 지급되지는 않았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경우 2021년 1월 조지아주 상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미국인들에게 2000달러의 코로나19 경기 부양 수표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당시 표를 매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유사한 논란이 일었는데, 당시 트럼프 지지자였던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는 특정 청원서에 서명한 7개 경합주의 등록 유권자들에게 현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추가 보도: 번드 데부스만 주니어(백악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