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돌파

동영상 설명, 요르단의 밤하늘에서 포착된 미사일 요격 장면
    • 기자, 클레어 키넌
    • 기자, 데이비드 그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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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걸프 지역에서 유조선들을 공격하고, 예멘의 후티 세력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타격한 후,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약 13만원)까지 치솟았다.

밤사이 미국은 이란이 군함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 유조선 5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유조선 8척과 군함 2척을 공격했을 뿐만 아니라 요르단 내 미군 기지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아라비아해까지 해상 통행 "금지 구역"을 새롭게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는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내 여러 석유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예멘에서 사우디 공습 수십 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갈등이 고조되면서 세계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란과 미국이 한 달간의 소강상태 끝에 적대 행위를 재개한 시점인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오후 기준 배럴당 가격은 전날 대비 2.83% 상승한 100.70달러였다. 올해 2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되기 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약 7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상선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미군이 이란 항구를 해상봉쇄하고 나서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봉쇄됐다.

전쟁 전, 걸프만의 이 해협을 통해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송량의 20%가 통과했다.

후티 또한 예멘에서 4년간 이어지던 휴전이 무너지기 시작한 지난 7월부터 홍해에서 사우디의 에너지 인프라와 유조선들을 공격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 세계 휘발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CENTCOM이 공개한 영상. ‘M/T 리에스코’로 확인된 이란 원유 운반선이 미국의 공격으로 오만만에서 불타며 침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US Central Command/Handout via REUTERS

사진 설명,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영상. 'M/T 리에스코'로 확인된 이란 원유 운반선이 불타며 침몰하는 모습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9일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최근 오만만에서는 카비즈, 차르미나르, 호라이즌 1, 리에스코 등 IRGC와 연계된 이란 유조선 4척을, 주요 원유 수출 터미널이 위치한 걸프만 북부 하르그 섬 인근에서는 유조선 '데르야'를 격침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박을 공격하기에 앞서 승조원들에게 하선을 지시했다고도 덧붙였다.

CENTCOM은 이번 공격에 대해 IRGC가 2일간 2차례에 걸쳐 주변 지역의 미군 전함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따른 보복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군 전함은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피했으며" 미군에서는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IRGC는 이 같은 미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항공우주군이 밤사이 요르단의 무와팍 살티 공군기지에 자리한 미군 정비 시설, 격납고, 항공기 등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요르단 군 당국은 이란 미사일 20발을 요격했으며, 나머지 2발은 인적이 드문 지역에 떨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함께 IRGC는 자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 구축함 2척과 유조선 8척을 공격해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ENTCOM은 IRGC가 미군 전함 2척을 타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르그섬의 위치와 내부 시설을 담은 지도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은 걸프만 북부와 오만만에서 "진행 중인 군사 활동의 일환으로" 여러 상선이 무력화 공격"을 받았다는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랍에미리트의 포트 라시드에서 북서쪽으로 약 45km 떨어진 해상에서 한 정박 중인 선박이 "기울어진 채 발견됐는데, 이는 미확인 발사체에 의한 공격으로 선내에 물이 들어찼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당국은 걸프 지역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뉴 안드로스호' 의 화재를 진압했다고 밝혔다. 이 유조선에는 연료유 200만 배럴이 실려 있었다.

지난 9일 오후, 호세인 모헤비 IRGC 대변인은 자국 국영 TV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어지는 항로를 따라 오만해와 아라비아해 일부를" 새로운 해상 통행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겠다며, 관련 좌표를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전 협의 없이 해당 구역에 진입하는 선박은 우리의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8일 최근의 보복 공격에 대한 질문에 상황은 "꽤 명백하다"고 답했다.

콜롬비아 방문 중인 그는 기자들에게 "이란은 계속해서 미 해군 함정을 공격하려고 한다. 그들은 그렇게 하거나 시도할 때마다 유조선 한 척씩 잃게 될 것"이라며 "오늘도 그런 일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8일 미국이 이 같은 공습에 나서기 몇 시간 전, 이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인 미국 잠수함을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팀 호킨스 CENTCOM 대변인은 "하루 이상 전에 미군이 운용하던 수중 드론이 고장을 일으켰다"며, "이 드론은 해당 해역을 정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예멘 북서부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인 후티와 사우디 간 교전 역시 이어지고 있다.

이번달 6~7일 공습 이후, 후티 측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알하즘의 교도소를 폭격했다고 비난했다. 후티의 야히야 사레아 군사 대변인은 9일 기준 해당 폭격으로 민간인 시신 23구가 수습됐다고 밝혔다.

8일,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도시인 아바, 카미스 무샤이트, 자잔, 나즈란의 민간 및 경제 시설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 사우디 당국에 따르면 이로 인해 민간인 73명이 부상당했다.

아울러 사우디 당국은 이번 공격으로 석유 시설에 화재가 발생해 운영을 일시중단한다고도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후티는 예멘 마리브, 자우프, 타이즈, 후다이다, 사아다, 바이다 주 등 자신들이 장악한 영토 전역에서 사우디 공습 50여차례가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10일부터 예멘 남서부 해안 지역에서도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후티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 알-만다브 해협의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해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친정부군을 다시 공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교전으로 5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2만 명이 피난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